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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펑크의 여왕, 비비안 웨스트우드브랜드 스토리 2023. 1. 11. 00:19
1. 영국 펑크패션의 선구자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는 영국의 중산층 가정에서 지극히 평범하게 자람과 동시, 졸업 이후 초등학교 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본 직업과는 별개로 타고난 재주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옷을 직접 만드는 것이었다. 본인이 입고 싶은 옷을 스스로 만들어 입으며 우연한 기회에 동네 살롱을 오픈하게 되었는데, 그 계기로 그녀는 패션디자이너라는 평생의 직업이자 천직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맥라렌이라는 당시 영국의 유명 락앤롤 그룹의 매니저이자 스트리트 문화를 이끌고 있는 한 남자를 만나 연인이자 동업자로 함께 하며 그녀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된다.1971년 그녀는 런던의 킹스로드에 렛잇락(Let it Rock) 이라는 이름의 상점을 오픈한 뒤 주로 구제의류들을 DIY(Do It Yourself) 하는 정도의 리메이크 된 옷들을 디자인해 판매했다. 그리고 당시 맥라렌이 맡고 있던 락그룹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 멤버들의 무대의상으로 그녀의 옷을 입혀 이목을 끌게 되면서 그녀의 파격적인 펑크 패션은 그 당시 문화에 한 횟을 그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렛잇락(Let it Rock) 상점에서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섹스 피스톨즈 멤버 중 일부 (출처: The Guardian) 2. 비비안 웨스트우드만의 뉴펑크 스타일
70년대 당시 영국을 비롯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히피문화가 성행했는데, 히피패션이라 하면 온갖 컬러가 자유롭게 뒤섞인 헐렁한 실루엣이 특징인 패션이었다. 또한 펑크패션은 이와 상반되는 어두운 컬러를 바탕으로 강렬하다 못해 다소 무서운 이미지의 패션이었는데,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이 두개의 스타일을 다르게 해석하며 그녀만의 펑크 스타일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래서 그녀가 표현한 뉴 펑크 스타일은 영국의 테일러링과 로코코 시대의 문화를 접목한 섹시하고도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들어간 새로운 스타일의 펑크 패션이었다. 80년대 들어 그녀는 파리 컬렉션을 통해 공식적으로 브랜드 컬렉션을 발표하였는데, 오뜨 꾸띄르(Haute Couture)와 기성복(Ready-to-wear)의 경계를 허무는 창의적인 새로운 룩이라며 패션계 큰 갈채를 받게 된다.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무엇보다 패션계에서 인정받게 된 결정적 계기의 쇼는 바로 1984년 파리컬렉션에서 발표한 그녀의 1985 봄/여름 컬렉션을 통해서였다. '미니 크리니(Mini Crini)' 라는 제목의 이 컬렉션은 발레공연인 '페트루시카(Petrushka)'에서 영감을 얻어 빅토리아 시대(Victorian Era)의 의상인 크리놀린(Crinoline)을 미니멀하게 해석하는 그녀만의 미니 크리닌 룩을 선보인것이다. 또한 함께 매치한 높은굽의 플랫폼 슈즈는 비비안 웨스트우드만의 브랜드 시그니처로 이후 자리매김하게 된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1987년 가을/겨울 컬렉션 (출처: Mame Fashion Dictionary) 3. 트위드 체크, 그녀의 영원한 시그니처 소재
1987년 발표한 그녀의 '해리스 트위드(Harris Tweed)' 컬렉션은 지금까지도 그녀의 브랜드가 젊은 세대들에게 사랑받게 된 영원한 브랜드 시그니처의 탄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위드(Tweed) 소재는 영국 신사복에 주로 사용되던 격자무늬의 울소재로 해리스 트위드는 영국 스콜트랜드에서 생산되는 핸드메이드 원단의 고유 이름이다.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이러한 전통적인 해리스 트위드를 새롭게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여왕의 왕관이나 대관식에서 착용하는 망토 등과 같은 영국의 왕실을 상징하는 모티브를 새롭게 해석하여 선보였다. 당시 근엄한 왕실의 모티브를 비비안 웨스트우드를 통해 섹시한 여성의 룩으로 선보인 것에 대해 영국왕실에 대한 모독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영국을 사랑하는 그녀만의 패션 해석법이자 또 한편 영국 문화의 보수적인 면에 대한 신선한 충격이라는 호평도 가져오게 된다.
이후 35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난 지금도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있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아이템을 손꼽으라면 바로 트위드 타탄 체크의 자켓과 코트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세월이 지나도 체크의 다양한 변형과 눈에 띄는 컬러의 사용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이어가는데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타탄 체크와 더불어, 왕관모양의 볼드한 팬던트는 가방이나 악세서리 등에 독보적인 브랜드 모티브로 활용되어 많은 셀럽과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아이템 중 하나이다.
최근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별세소식으로 전세계 그녀의 수많은 팬들을 슬픔에 잠기게 하였다. 하지만 그녀 평생에 패션을 향한 무한한 실험정신과 반항적인 시도들은 그녀의 죽음 이후에도 많은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끊없는 영감의 원천이 될 것이며, 패션계에 잊혀지지 않을 영원한 룩들로 기억 될 것임에는 틀림없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1993,1994년 컬렉션(출처: Condé Nast Archive) 두아리파(Dua Lipa)가 시상식에 착용한 비비안 웨스트우드 진주 초커 (출처: JMEnternational) '브랜드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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