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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정신으로 빚어지는 새로움의 기적, 보테가 베네타브랜드 스토리 2023. 1. 27. 00:12
1. 보테가 베네타 브랜드 히스토리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는 1966년 이탈리아의 '비첸자' 라는 지역에서 탄생된 패션 브랜드다.
지금도 보테가 베네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바구니조직, 곧 가죽원단으로 땋듯이 엮어내는 인트레치아토(Intrecciato) 기법의 가방일것이다. 인트레치아토 기법은 보테가 베네타 브랜드 창립 당시 기계의 도움없이 부드러운 가죽과 가죽 장인들의 손기술 만으로 견고한 가방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안된 기술로 보테가 베네타의 브랜드 시그니처가 될 정도로 장인정신이 핵심인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장인의 특별한 기술과 품질만으로 제품에 특별한 디자인이나 로고가 들어가지 않아도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충분했던 보테가 베네타는 80년대 팝아트의 주역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애정하는 브랜드이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하나 손으로 가죽을 엮어 오랜시간을 거쳐 생산해야 하는 작업 특성상 많은 물량을 소화해 낼 수 없던 보테가 베네타는 브랜드 창립자였던 렌초 첸자로(Renzo Zengiaro)마저 브랜드를 떠나 스페인 가죽 브랜드인 로에베(Loewe)로 이동하는 등 불안정한 브랜드의 운영으로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한계점을 맞게 된다.
이러한 보테가의 파산위기 가운데 브랜드에 소생술을 일으킨건 다름 아닌 글로벌 패션하우스 대기업인 케어링(Kering)이었다. 그리고 보테가의 새로운 디렉터로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토마스 마이어(Tomas Maier)라는 독일출신의 디자이너를 영입하면서 브랜드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그는 브랜드의 헤리티지는 유지하며 절제된 아름다움을 겸비한 럭셔리 브랜드로 보테가 베네타를 한차원 끌어올리며 2016년 당시, 15년 전보다 약 36배의 매출신장을 기록하게 된다.
그렇게 17년 동안 보테가 베네타의 대표 디렉터로 역임한 그는 2018년, 세월의 흐름이라는 자연스러운 이유로 브랜드를 내려놓게 된다. 젊은 감각으로 브랜드에 생기가 필요했던 보테가 베네타는 두번째 도전으로 역시나 신인의 다니엘 리(Daniel Lee)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세우게 된다.
보테가 베네타 2014 가을겨울 캠페인 (출처: Bottega Veneta) 2. 새로운 반전으로 이끈 다니엘 리의 보테가 베네타
영국 출신의 디자이너 다니엘 리(Dainel Lee)는 보테가 베니타로의 영입 이전 여성들의 가장 선망하는 브랜드, 셀린(Celine) 에서의 기성복라인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피비 필로가 셀린을 떠나기 이전부터 브랜드를 함께 했었던 그는 그녀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은 디자이너로 '제2의 피비 필로'라는 별명까지 얻기도 했다.
오랜 전통의 장인정신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에게 젊은감성의 새로움이 필요했던 그때, 다니엘 리의 영입은 브랜드의 변화 욕구에 딱 맞아 떨어지는 선택이었다.
그는 브랜드 유산인 인트레치아토 기법을 적극 활용하며 독특한 커팅과 절묘한 디테일의 변화들을 통해 신선한 룩과 디자인들을 선보였는데, 대표적으로 패딩 퀼팅효과가 들어간 카세트백, 넓은 간격으로 꼬임효과를 준 니트 원피스, 그리고 네모난 발가락을 가진 펌프스 등이 있다. 또한 그는 2021년 봄여름 컬렉션에 신선한 그린 컬러를 컬렉션의 메인컬러로 사용하며 '보테가 그린' 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기도 했다. 보테가의 그린은 티파니의 블루 컬러나 에르메스의 오렌지 컬러처럼 브랜드에 긍정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아주 적합한 컬러였다.
그렇게 보테가를 통해 패션계 깜짝 영웅으로 떠오른 다니엘 리는 3년 남짓한 짧은 기간을 뒤로 하고 2021년 11월, 급작스런 브랜드 해임을 발표하게 된다. 너무나 짧은 기간 치고 브랜드에 어마어마한 공을 세운 그의 해임소식은 전세계적으로 큰 충격일 수 밖에 없었다.
보테가를 떠난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명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은채, 그는 곧 버버리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컴백할 것으로 소식을 전했다.
다니엘 리를 잇는 보테가의 대표 디렉터로 파리 출신의 마티유 블라지(Matthieu Blazy) 역시,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유지하며 독창적인 웨어러블 패션으로 브랜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보테가 베네타의 'Salon 01' 2021 봄여름 컬렉션 (출처: Bottega Veneta) '브랜드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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