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백 코치는 잊어라

1. 가죽 장인으로 시작된 브랜드

1941년 뉴욕 맨하튼의 동네 작은 가죽 공방에서 시작된 브랜드 코치는 가죽장인 6명으로 운영되며 주로 스포츠 글로브 및 남성용 가죽 악세서리를 만들어 판매하였습니다. 1960년대 브랜드 전환점을 맞아 코치는 브랜드 시그니처 패턴인 C 로고를 개발하고 이를 선두로 핸드백과 같은 여성용 제품에 주력했습니다.

특히 1980년대 유명 배우들이 코치 핸드백을 착용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강화되었고 이후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였죠. 하지만 다소 올드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하고 명품 레벨에서도 가장 낮은 위치에서 저렴한 명품백으로 일명 부모님 선물용으로 많이 찾게 된 '효도템'으로 머물게 되었죠.

그러다 2022년 들어 코치의 이미지가 달라지기 시작했는데요. 그 중심엔 Y2K 트렌드의 열풍과 함께 젊은 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인플루언서들로 브랜드 마케팅을 선보였기 때문이죠.

 

코치 2022년 홀리데이 컬렉션 (출처 : Coach)

 

 

 

 

2. 젠지를 위한 쿨걸 브랜드로 이미지 탈바꿈

 

수년간 판매 부진을 겪었던 코치는 2023년 글로벌 데이터 분석업체 어니스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5세 미만 소비자들이 코치에 사용한 비용은 전년 대배 10% 늘었던 것으로 밝혔습니다. 이는 젊은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 Y2K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바로 2022년 9월 미국의 유명 흑인 래퍼인 릴 나스 엑스를 브랜드 앰배서더로 발탁하면서 Z세대를 대변하는 인물로서 브랜드에 접목했던 것이 브랜드 터닝포인트로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코치는 브랜드 슬로건을 '접근 가능한 럭셔리'에서 '표현력 있는 럭셔리'로 변경하였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명품을 판단할 때 '접근성'을 고려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도구로 브랜드를 착용하기 때문인건데요. 

코치가 속해있는 글로벌 패션기업 태피스트리의 CEO인 조앤 크레보세랏에 따르면 "머지않아 MZ세대가 명품 시장의 주류가 될것이며 표현력이 좋은 럭셔리는 우리의 비전을 대표함과 동시 성장 전략의 핵심이다" 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태피스트리는 코치를 앞세워 올해 2025년까지 매출 8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코치 2023년 겨울 릴 나스 엑스 드롭 (The Lil Nas X Drop) (출처: Coach)

 

 

 

 

 

3. 젠지무드를 다시쓰다, 코치의 2025년 가을겨울 컬렉션

 

코치 디자이너 스튜어트 베버스에 따르면 이번 2025년 가을겨울 코치 컬렉션은 1995년 영화 <키즈>에서 영감을 받아 '젊음'을 주제로 펼쳐보였다고 합니다. 90년대 스케이트 문화 및 스트릿 컬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Y2K의 무드를 새롭게 써내려 갔는데요. 그 중심엔 가죽제품들의 세련된 표현력이 돋보입니다.

크롭 기장의 레더 봄버를 필두로 오버사이즈의 베기팬츠, 루즈한 실루엣의 스케이터 팬츠 등으로 슈렁큰된 상의와 넉넉한 하의가 컬렉션을 전개하는 메인 실루엣이었습니다.

여기에 긴 벨트로 허리를 강조하고 바닥에 끌릴 듯한 스커트 및 화려한 디테일의 신발을 매치하여 감각적인 레이어링을 선보인것이 90년대의 자유롭고 위트넘치는 분위기를 어필하였습니다.

코치 2025 가을겨울 컬렉션 (출처: thedenizen)

 

또한 미니사이즈의 마이크로 백과 동물 모양의 악센트가 더해진 목걸이형 작은 파우치가 눈길을 끌었는데요. 코치 특유의 쿨한 무드속에 곰돌이 모양의 퍼 슬리퍼와 작은 가방들이 키치한 무드를 더했습니다. 가방에 잔뜩 달고 다니는 젊은 소비자들의 키링홀릭 트렌드를 이어갈 것을 예고하였습니다.

여기에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젠지 소비자들을 위한 업사이클링을 통해 제작된 데님 제품도 주목되었습니다.

 

코치 2025 가을겨울 컬렉션 (출처: Vogue)